누군가 참 보고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집엘 다녀간지 퍽 오래된 그런 사람입니다.
가끔은 전화통화를 하긴 했습니다만, 그리고 한번쯤 집에 들르겠노라고 얘긴 합니다만 뭐가 그리 바쁜지 발걸음이 집에까지는 오지 않는 그런 사람이지오.
옛날에 선인들이 님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를 보면 '달이 몇 번을 차고 기울고...'라는 식의 표현이나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오랜 그리움의 시간을 나타내곤 합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누군가를 오랫동안 기다리던 중에 벨소리가 들려 문을 열었는데 보고싶어 하던 그 사람이 문 앞에 서 있습니다.
이때 여러분의 첫마디는 무엇일까요?
며칠 전, 전에는 자주 찾아가 쌀을 축내고 안방을 빼앗곤 했던 선배님 댁에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시며 형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우리 집에 커피에 크림 타서 먹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데 원중씨 때문에 커피크림 한 통 사다 놓았는데 그것이 다 떨어지도록 한번도 안 올 수가 있어요?"
참고로 저는 양촌리식이라 불리는 커피를 가장 좋아합니다.
그 댁에 갈 때마다 커피에 크림을 요구하는 저를 기억하고 그것을 준비하고 기다려 주시는 선배님 부부의 따뜻한 마음이 커피크림이 다 떨어지기까지의 기간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이제는 커피크림을 볼 때마다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2002. 8. 2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