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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코가와의 로온멤버인 나오코씨가 '고베공연' 감상문
약 일 년 만에 김원중씨 콘서트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일 년 전에는 히메지에서 열린 로온(산요도 기획)주최의 라이브였습니다. 유카타를 입고 마중을 나갔던 일이며, 아이오이의 연고도 없이 묻혀있는 한국 · 조선인 희생자들의 묘비에 함께 참배했던 일, 콘서트의 무대에서 ‘바램’을 함께 불렀던 일, 그리고 그 다음날 하루를 함께 보냈던 일 등 그립던 일들을 떠올리며 콘서트 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될수록 좋을 자리에 앉아 김원중씨의 노래를 흠뻑 즐기고 싶어 맨 먼저 회장에 도착했습니다(전좌석이 자유석이었기 때문임). 물론 나의 패기는 작년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개장을 하자마자 자리를 잡고 한숨을 돌린 다음 콘서트가 시작하기 전에 연습실로 인사를 하러 갔습니다. 문이 열리자 활기에 찬 김원중씨와 통역담당의 이언숙씨 얼굴이 보였습니다. 연주가 시작되기 전의 귀중한 시간인데도 흔쾌히 악수를 해주시고 투어 멤버 분들을 소개해주셨습니다. 그 중의 한 분인 박문옥씨. 박문옥씨는 김원중씨의 대표곡 「직녀에게」의 작곡자. 대단한 분이 오셨다는 마음에 가슴이 떨렸습니다. 또 한 분은 지난 5월에 광주에서 만났던 피아니스트 황인선씨. 광주에서 보여주셨던 솜씨를 생각하며 기대가 더욱더 고조되었습니다.
환영 연주가 끝나고 드디어 콘서트가 시작되자 순식간에 김원중씨의 세계로 빠져들었습니다.
작년에는 김원중씨 한 분만의 스테이지였습니다만 이번에는 두 분이어서서인지 음악 자체도 풍요로움과 박력이 넘쳤고 분위기 또한 따뜻하고 포근해서 정말 뜻 깊은 콘서트였습니다.
프로필을 봤더니 멤버 세 분 모두 같은 대학을 출신으로 오붓한 선후배 관계가 스테이지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았습니다.
첫 곡은 「직녀에게」. 그날 새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에 퍼졌습니다. 김원중씨는 그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만, 남북분단은 이제 끝내야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 노래에 절실한 염원을 담았던 게 아닐까요?
콘서트가 진행되는 중에 감동한 것은 노래를 부르기 전에 다음에 부를 곡의 일본어역(일부분)을 소개해 주신 것, 또 가사의 일부를 일본어로 부르신 것입니다. 노래의 내용에 대한 이해를 바라면서도 그 노래의 고유한 세계를 조금도 손상하지 않은 절묘한 밸런스의 일본어를 구사했습니다.
작년 김원중씨를 공항까지 바래다 드리는 길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가사를 이렇게 바꾸어봤는데 어떨까요?”하고 저희들에게 물으신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항상 현재의 자신에 안주하려하지지 않고 보다 나은 것을 추구하려는 김원중씨의 진솔한 자세에 감동한 적이 있습니다. 작년과 올해의 콘서트를 비교해보더라고 그러한 자세를 여전히 견지하고 계셨고, 보다 진화한, 그리고 노래를 듣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넘치는 모습은 지금도 감동하고 있습니다.
「꽃을 피우리 그대의 가슴에」라는 곡은 작년 히메지에서도, 그리고 히로시마에서도 들었습니다만 언제 들어도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 노래는 일본어 가사가 일부 들어가 있습니다만, 작년과 올해는 표현이 약간 바뀌어있었습니다. 여기에서도 단어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겨, 보다 좋은 노래, 그리고 보다 깊은 뜻을 전달하려는 배려가 드러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노래를 가슴으로 들으면서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김원중씨가 하고 계시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전쟁’의 끔찍한 발자국 소리가 한층 커져가는 지금, 노래와 같은 예술이 세계를 평화로 견인해낼 힘이 될 수 있을까? 명확한 답변을 솔직히 할 수 없었지만, 신뢰를 하고 싶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 쏟아 붓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합니다.
공연이 끝난 후 로비에서 로온의 멤버 약 20명 전원이 인사. 한 사람 한 사람씩 악수를 하고 헤어짐을 애석해하면서 짧은 재회가 끝났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김원중씨 노래의 여운에 빠져서 ‘아! 한국에 가고 싶어...’ 그런 마음뿐이었습니다.
동신대 유재연교수님이 번역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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